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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진심으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한 번쯤은 있었을 거다.
아무 일도 하기 싫고,
누군가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묻기만 해도
속에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괜히 얄밉다.”
“나는 왜 이렇게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처럼 느껴질까.”나에게 그랬던 시기가 있었다.
모든 걸 쏟아부은 일이 완전히 무너지고
마음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순간.
사람들이 나를 떠나고,
계획은 사라지고,
하루하루가 견디는 일이 되던 그 시간.그때의 나는 ‘포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매일 떠올렸다.
이 일을 그만둬야 할까,
이 관계를 놓아야 할까,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질문들을 하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저 핸드폰을 들고 있다가 멍하니 내려놓고,
다시 이불 속으로 숨어버리기 일쑤였다.사람들은 “인생은 다 그런 거야”,
“힘든 시간 지나면 좋은 날 온다”고 말했지만
그 말들은 다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내 하루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그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들이
더 큰 압박으로 다가왔고,
나는 내가 더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졌다.포기하고 싶었다.
단순히 무언가를 그만두는 의미가 아니었다.
그냥 더는 노력하고 싶지 않았고,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버겁고 고통스러웠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답이 없었다.
누가 날 구해준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 이야기에서
뭔가 극적인 계기를 찾으려고 한다.
“어떤 명언을 봤다”,
“특별한 사람이 나타났다”,
“여행을 다녀왔다.”하지만 내 경우엔 그런 게 없었다.
누군가가 날 붙잡아준 적도 없고,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아무도 없었다.
혼자였다.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완전히 혼자'라는 감각이
나를 다시 붙잡게 만들었다.
‘이대로 무너지면 진짜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올라온 거다.그날은 별일 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평소처럼 늦은 오후까지 침대에 누워 있다가
배가 고파서 겨우 일어났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고
소파에 앉아 창밖을 봤는데,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그 햇살이 왜 그렇게 낯설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 마음속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그래도 오늘은 라면은 끓였잖아.”
그 문장이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위로했다.
‘그래, 뭐라도 했잖아.’
그 작은 문장을 마음속에서 계속 반복했다.그날 밤, 나는 수첩을 꺼내어 한 줄을 썼다.
“오늘 라면 하나 해먹은 거, 나 잘했어.”
그게 내가 다시 스스로를 붙잡기 시작한 첫 순간이었다.
정말 작고 별 것 없어 보이는 것들이 날 버티게 했다
회복이란 건 거창한 변화가 아니었다.
그건 그저 조금 덜 무너지는 하루들이 모인 결과였다.나는 회복하려고 애쓴 게 아니라
그저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삶에 들어온 몇 가지 ‘작은 루틴’이 있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고
정말 별 거 없어 보였지만
그 루틴들이 나를 하루하루 버티게 만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핸드폰부터 보지 않고 창문을 열기
- 하루 한 번, 물 마시기 전에 “오늘도 살고 있다”고 중얼거리기
- 밥을 먹을 때는 영상 보지 않고, 씹는 감각을 느끼며 먹기
- 좋아하는 노래 하나를 정해 반복 재생하기
- 잘한 게 없어도 “오늘도 버텼으니까 괜찮아”라고 자기 전에 말하기
처음엔 효과가 있는지 몰랐다.
그냥 살아지니까 하는 거였고,
기분이 나아졌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한 달쯤 지나고 나서
문득 깨달았다.
“예전보다 덜 아프다.”감정의 깊이가 덜했고,
생각의 방향이 바뀌었고,
무기력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조금은 단단해진 걸 느꼈다.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조용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겪었던 실패,버티는 하루,
아무도 모르지만 나를 지켜낸 작은 루틴에 대해.그 글들을 블로그에 올렸고,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 글이 저에게 너무 큰 위로가 돼요.”
“지금 제가 딱 이런 시기예요.”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는 말, 정말 와닿았어요.”그때 처음 알았다.
나의 아픈 경험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다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그때 포기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이제는 안다.
그때 포기했으면
나는 이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내 안에 이렇게 단단한 생존력과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다.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그때 포기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 아무 말도 없이 다 내려놨더라면.
아마 나는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없었을 거다.지금의 나는
성공해서 자랑스러운 사람이기보다는,
넘어졌어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실패도 많고, 여전히 무기력도 있고,
자존감이 무너지는 날도 있지만
이제는 안다.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돌아오는 힘은 이미 내 안에 있다는 걸.
지금 포기하고 싶은 당신에게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진심으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있다면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당신은 지금도 살아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당신이 하고 있는 이 작은 시도,
이 글을 읽는 것조차
지금의 자신을 놓지 않겠다는 선택이다.그러니 오늘 하루,
아주 작게라도 당신을 지켜줘.
한 모금의 물, 한 줄의 글, 한 번의 숨.
그 어떤 것도 당신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이 말 한 마디를 하게 될 거야.“그때 포기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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