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b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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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8.

    by. riseb

    목차

      결과가 나온 순간, 세상은 조용해졌다

      내가 기대했던 일은 결국 실패로 돌아왔다.
      몇 달 동안 준비해왔고,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달려왔는데
      결과는 ‘불합격’이었고,
      내가 세운 계획은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

      실패라는 건
      그 자체로도 무겁지만,
      진짜 힘든 건 그걸 받아들이고
      ‘나는 괜찮다’고 믿는 일이었다.

      그날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메일함을 열었고,
      ‘죄송합니다’라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모니터 화면이 흔들렸다.
      심장이 미세하게 떨렸고,
      손끝이 서늘해졌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정작 내가 제일 두려웠던 건
      실패 자체보다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결과를 알린 후,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몇몇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상황을 전했다.
      “이번엔 좀 어렵게 됐어. 괜찮아.”
      그 말에 담긴 의미는
      ‘실패했지만, 나 아직 괜찮아 보여야 하니까’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연락은 오지 않았다.
      늘 먼저 연락하던 친구가 조용했고,
      자주 대화를 나누던 사람도
      이유 없이 멀어졌다.

      그 조용함은
      생각보다 더 깊은 상처로 남았다.
      “아, 실패하면 이렇게 되는 거구나.”


      어떤 말보다 더 아팠던 건 ‘말 없음’이었다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에게 말을 아낀다.
      ‘뭐라고 해줘야 할지 몰라서’
      ‘괜히 상처 줄까 봐’
      ‘지금은 혼자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유는 백 가지가 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단 하나였다.
      나는 혼자라는 기분.

      실패를 겪은 그 시기,
      누가 위로해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무 말도 없는 건,
      아예 존재 자체를 잊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이런 말들이 가장 아팠다.

      • “그래도 너니까 다시 잘될 거야.”
      •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자.”
      • “그렇게 열심히 했으면 된 거지.”
      • “너무 낙담하지 마.”
      •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봐.”

      이 말들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정말 그렇다.
      좋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문제는,
      그 말들이 지금 내 감정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이른 말이었다는 거다.

      나는 여전히 실패의 감정 속에 있었고,
      나는 지금 ‘괜찮지 않은 나’를 마주하는 중이었는데
      그들은 벌써 내가 괜찮아질 거라고,
      곧 다시 웃을 거라고,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 거리감이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


      실패보다 더 아팠던 건, 내가 작아지는 감각이었다

      어떤 실패는
      단순히 결과를 잃는 게 아니다.
      존재 자체가 작아진다고 느끼게 만든다.

      그때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수가 줄었고,
      자존감이 눈에 보이게 무너졌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대화를 나누는데도
      나는 스스로 작아졌다고 느껴졌다.

      다들 나보다 뭔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았고,
      나는 점점 초대받지 않은 사람 같았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에도
      내가 낄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

      그 시기에
      몇몇 사람들과의 대화는 내게 결정적인 상처를 남겼다.

      • “아 그거 안 됐어? 아깝다…”
      • “그래도 요즘은 다들 그렇게 살아. 나도 몇 번 떨어졌어.”
      • “그래서 지금은 뭐 하게?”
      • “다른 쪽으로 전환 생각해봤어?”

      그 말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정말, 그 사람들은 나쁜 의도가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들도 그냥 조심스러웠던 거였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고,
      뭔가 말은 해야겠고,
      내가 괜찮아 보여야 그들도 안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그 누구도 탓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나를 다시 일으킨 건 내가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그 시간들을 지나면서
      나는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 나를 다시 붙잡아주길 기다리는 대신
      내가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을 해주기로 했다.

      • “지금 이렇게 느끼는 거, 너무 자연스러워.”
      • “당연히 아플 수 있어. 수고했잖아.”
      • “조금 쉬어도 괜찮아.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
      • “넌 정말 잘해왔고, 잘할 거야.”

      그 말을 처음엔 억지로라도 매일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그걸 글로 써보기도 했고,
      하루에 한 줄, 그날 버틴 것만이라도 적었다.

      • 오늘도 숨 쉬었다
      • 오늘 사람들과 말은 안 했지만,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다
      • 오늘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걸 먹었다

      그런 사소한 기록들이 쌓이자
      나를 믿는 감각이 아주 천천히 돌아왔다.

      사람들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대했고,
      몇몇은 끝내 멀어졌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조금씩 나를 회복해갔다.

       

       

      실패했을 때 주변 반응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지금 실패 속에서, 사람들 반응에 더 상처받고 있는 당신에게

      실패보다 아픈 게 있다.


      그건 바로
      그 실패 이후의 ‘사람들의 반응’에 무너지는 감정이다.

      • “이런 상황을 말해도 될까?”
      • “나 약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 “괜히 무겁게 느끼면 어쩌지?”
      • “아예 말 안 하고 있는 게 낫겠다.”

      그 모든 생각들이 당신을 더 외롭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당신이 아직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당신은 여전히, 자기 감정을 마주하려는 용기를 낸 사람이다.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있는 그대로 느껴도 돼.”

      “사람들이 못 알아줘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실패했지만, 그 실패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나를 존중할 수 있어.”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다.

       

      “그때, 사람들의 반응에 아프긴 했지만
      결국 나를 지켜낸 건 나 자신이었다.”